가을이 되면 꼭 생각나는 음식이 있죠. 오늘은 길을 걷다가 그 중 하나, 붕어빵을 사서 먹었어요. 찬바람이 부는 길거리에서 풍기는 달콤한 냄새에 저절로 발길이 멈췄어요. 솔직히 말하자면, 붕어빵은 그저 빵에 팥이 들어간 간식일 뿐인데, 왜 이렇게 마음을 흔드는지 모르겠어요. 아마도 어릴 때부터 익숙했던 그 따뜻한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. 입안에 들어가면 느껴지는 그 달콤하고 부드러운 팥앙금, 그리고 바삭한 겉면의 반죽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그 맛은 정말이지 별미에요.
붕어빵을 사러 가는 길은 꼭 모험 같았어요. 바람이 차갑게 불 때마다 두툼한 옷깃을 여미면서도 한 손에는 꼭 붕어빵을 들고 있는 상상을 하곤 했죠.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작은 붕어빵 트럭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, 괜히 설렘이 느껴졌어요. 몇 개나 살까 고민하다가 결국 넉넉히 다섯 개를 주문했어요. 하나씩 봉투에 담겨 나오는 붕어빵을 보니, 그 따뜻한 온기가 손끝으로 전해져 왔어요.
첫 한 입을 베어 물 때, 그 속에서 달콤한 팥이 쏟아지듯 입안으로 퍼졌어요. 살짝 쌀쌀한 날씨와 대비되는 그 따뜻한 맛은 정말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더라고요. 뜨거운 팥을 호호 불면서 먹는 그 순간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어요. 어렸을 때 엄마랑 시장에 갔다가 붕어빵을 사 먹었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했고요. 그때는 붕어빵이 세상에서 가장 큰 간식처럼 느껴졌었는데, 지금은 그 크기가 오히려 아담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나도 어른이 되었나 봐요.
하지만 하나하나 먹다 보면 어느새 손에 남은 붕어빵이 줄어들어요.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, 마지막 붕어빵을 입에 넣을 때까지 천천히 그 맛을 음미해요. 온기가 조금씩 식어가면서도 입안에 남는 팥의 단맛은 끝까지 잔잔하게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줬어요. 붕어빵은 언제 먹어도 늘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따뜻한 친구 같아요.